기나긴 장마와 폭염에 채소를 재배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, 또한 자연을 조금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름 상추를 실험 삼아 심어봤습니다. 과연 여름 상추는 잘 컸을까요? 여름 상추 재배 후기를 써보겠습니다.
여름 상추 재배 후기
식물등을 이용해 모종을 만들고, 본 밭에 심고, 그늘막을 만들어 주고,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 나름대로의 노력을 조금 보태면 자연을 상대로 상추 재배는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건방은 자연에 덤벼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게 해 준 여름 상추 재배와 조금이라도 상추를 건질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설명해 봅니다.
여름 상추 심기 과정
이곳 주말농장은 중부지방인 서울입니다. 작은 텃밭이지만, 이 텃밭에서 상추를 재배하고 판매하기까지 합니다. 하지만, 여름엔 상추 재배를 한 적이 없었고, 해 볼 생각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. 긴 장마와 폭우에 채소값이 치솟고, 여기저기에서 상추 없냐고 연락이 오기 시작합니다.
그래서 상추를 한 번 심어 볼까?
식물등을 이용해 모종판에 상토를 채워 구멍을 살짝 내고 상추 씨앗을 한 알씩 넣어 물을 뿌려 주고, 하루에 8시간씩 빛을 쬐어주고 모종을 만들었습니다.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씨앗 발아가 잘되지 않았고, 하루 동안 물 불림을 해야 겨우 싹이 나왔습니다.
선풍기도 하루 3~4시간씩 틀어줬고요. 상추 본잎이 5장 정도 나왔을 때 텃밭에 심고 한랭사를 씌웠습니다. 장마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.
정말 애지중지 키운 상추 모종입니다.
7월 16일에 본 밭에 정식을 해 주었고요. 장마로 인해 비가 많이 와서 우선 활대를 꽂고 한랭사를 씌웠습니다.
활대를 2단으로 만들어서 한랭사 위에는 흰색 비닐로 비를 막아줬습니다. (중간에 공기는 통하게 함)
7월 25일 모습
쿠팡 : 활대
7월 31일에 찍은 꽃상추, 벌써 추대가 시작되었습니다.
아삭이는 그나마 좀 나은 듯합니다.
꽃상추, 적상추, 청상추, 아삭이, 청생채, 적생채, 먹치마, 아바타, 이름 모를 상추 등 10가지 정도를 심었는데, 그중 제일 잘 버틴 상추는 아삭이었습니다.
이렇게 비닐 멀칭을 해서 심어보기도 했습니다.
아침에 상추에 물을 주고 차광막을 씌워준 모습입니다.
저녁에는 걷어주고요. 한 달 동안 아침, 저녁으로 하면서 겨우 겨우 지켜냅니다.
쿠팡 : 차광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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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,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.
아래 사진은 땅강아지입니다.
제 밭에 지렁이가 많다 보니 땅강아지가 바글바글합니다.
이 땅강아지가 지렁이를 먹는 동시에 제 어린 모종들도 싹둑싹둑 잘라냅니다.
땅강아지가 어린 모종의 뿌리를 먹고산다고 합니다.
이 땅강아지에게 모종 지켜내느라 더 힘들었네요.
결론 : 장마 때는 비닐을 씌워 비를 맞지 않게 하고, 폭염에는 차광막을 씌워 햇빛을 막고, 아침, 저녁에는 차광막을 걷어주고, 이 일을 한 달 내내 했지만, 모종은 타 죽거나 녹거나 땅강아지에게 빼앗기기도 해서 모종 40프로를 다시 심었습니다.
일반 텃밭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고, 너무 힘든 한 달이었습니다.
여름에 야채가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고, 여름에는 농사를 짓지 않는 게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.
참~~힘든 여름